명예훼손죄 · 모욕죄에 대한 판례의 판단 기준 :: 2005~2015년의 판례를 중심으로
개요
명예훼손과 모욕죄에 대한 사건 접수가 잦아 보인다. 사건의 결과 결정을 짓는데 판례들을 많이 찾아보게 되는데,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에 대해서 정말 잘 정리된 문서를 발견하여 그 내용의 일부를 첨부한다.
문서 내용 中 발췌
최근 10년 간(2005-2015)의 명예훼손 및 모욕에 관한 판례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 도출한 판단 기준을 구성요건요소별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 법원은 ‘공연성’, 즉 형법 제307조(명예훼손) 및 제311조(모욕)에 규정된 “공연히”라는 문언의 해석에 관해 일관되게 ‘전파가능성’을 기준으로 공연성 여부를 판단한다(대법원 2007. 3. 30. 선고 2007도914 판결,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6515 판결, 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5도2049 판결 등 참조).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라고 해석된다.
둘째, 법원은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 필요한 ‘사실의 적시’에 관해서 “적시된 사실은 이로써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구체성을 띠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대법원 1994. 6. 28. 선고 93도696
판결, 대법원 2003. 6. 24. 선고 2003도1868 판결 등 참조).
셋째, 법원은 적시된 사실의 진실성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은 판단 기준을 적용한다. 법원은 적시된 내용의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경우에는 세부에 있어 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허위의 사실이 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적시된 사실의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지 않는 부분이 중요한 부분인지 여부를 결정한다(대법원 2005. 4. 29. 선고2003도213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허위사실적시도 사실적시와 마찬가지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정도의 내용이어야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요소 해당성이 인정된다(대법원 2014.3.27. 선고 2011도11226 판결).
넷째, 모욕의 의미에 관해서 대법원은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밝히고 있다(대법원 1987. 5. 12. 선고 87도739 판결, 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3도3972 판결, 대법원 2015.9.10. 선고 2015도2229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내용이 너무 막연한 부정적 발언의 경우 대법원은 “그와 같은 표현으로 인하여 상대방의 기분이 다소 상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너무나 막연하여 그것만으로 곧 상대방의 명예감정을 해하여 형법상 모욕죄를 구성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본다(대법원 2007.02.22. 선고 2006도8915 판결)
다섯째, 명예훼손 및 모욕의 고의에 관해서 대법원은 “적어도 미필적 고의가 필요하므로 전파가능성에 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그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고, 그 행위자가 전파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그 전파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라고 설시하였다(대법원 2010.10.28. 선고 2010도2877 판결).
여섯째, 형법 제309조 제2항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 제70조 명예훼손이 성립되기 위해 필요한 초과주관적인 구성요건요소인 비방목적에 관해서 법원은 “‘비방할 목적’이란 가해의 의사 내지 목적을 요하는 것으로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과는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의 방향에 있어 서로 상반되는 관계에 있다.”라고 본다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4도4826 판결, 대법원 2007. 10. 26. 선고 2006도924판결 등 참조). 비방목적은 공공의 이익 관련성과 상반되는 관계에 있으므로 공익 목적의 사실적시는 비방목적이 부정되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게된다.
일곱째, 법원은 어떤 사실의 적시가 명예훼손적 행위라 하더라도 그 적시된 사실 자체가 공적인 존재에 대한 것이며 공공성과 사회성을 갖춘 사안에 관한 것이고, 그 사실의 적시가 그 사안에 관한 여론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한다면 형법 제310조에 의해 그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고 본다(대법원 2011.9.2. 선고 2010도17237 판결).
마지막으로, 법원은 형법 제310조가 적용되지 않는 모욕죄에 관해서는 제20조의 정당행위 또는 제21조 정당방위 등의 일반적인 위법성조각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1433 판결 등 참조). 예를 들어, 어떤 대상을 비판하기 위한 발언이나 글의 게시 과정에서 다소 격하거나 감정적이거나 또는 무례한 표현이 사용되는 경우 법원은 발언이나 글의 게시 경위 등을 고려하여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아 모욕죄의 성립을 부정하는 입장이다(대법원 2008.07.10. 선고 2008도1433 판결).
마지막으로 후속 연구에 대한 몇 가지 제언으로 글을 마치고자 한다. 첫째, 최근 10여년 사이 우리 사회에서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사이버공간에서의 표현의 자유와 명예의 보호 간 충돌 문제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이 연구는 대법원이 종합법률정보 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판결문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기에 전체 분석 대상 사건 중에서 사이버공간에서의 명예훼손・모욕 사건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못했다. 제한적인 사건들을 대상으로 한 판례 분석에 따르면, 법원이 사이버공간에서의 명예훼손・모욕에 대해서 오프라인의 그것과 다른 판단 기준을 적용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사이버공간에서의 명예훼손・모욕에는 독특한 법익침해 유형이 있을 수 있다(예: 특정인의 아이디(ID)만 표시하고 그에 대한 비방을 하는 경우, 일대일의 비밀대화 형식의 인터넷 채팅 중에 특정인에 대한 명예훼손적인 사실을 적시하는 경우 등). 향후에는 사이버공간에서 벌어지는 특정한 법익침해 유형 에 집중하여 보다 많은 관련 사건들을 수집・분석하는 것도 중요한 후속 연구가 될수 있을 것이다.
문서 91p - 내용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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